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으로 예방접종률이 크게 감소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예방접종등록건수는 219만775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8만1935건보다 2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접종을 제때 받지 않는다면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이른다 해도 다른 감염병 때문에 예기치 않은 홍역을 치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예방접종을 받으라고 권고했다.
■65세 이상 고령층, 폐렴구균 예방접종률 하락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만65세 이상 고령층의 폐렴구균예방접종률이 지난해 18.2%에서 1/3 수준인 6.2%로 감소했다. 폐렴은 발열, 오한, 객담을 동반한 기침, 흉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연령에 비례해 사망위험률이 증가한다. 만65세 이상 노인의 25~30%, 75세 이상 노인의 40%가 사망에 이르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실제로 2018년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폐렴은 한국인 사망원인 3위, 호흡기질환 사망원인 1위를 기록했다. 대한감염학회(KSID)는 만65세가 되면 이전 접종 후 5년에 1회 재접종, 폐렴구균백신 접종이력이 없는 만65세 이상 만성질환자의 경우 1년 간격으로 총 2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감염병 유행에 대비해 예방접종은 중단 없이 실시해야한다”며 “코로나19로 떨어진 고령층 예방접종을 위해 현재 ‘안전한 예방접종 안내서’를 발간하고 대한노인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백일해, 2~3년 간격 유행으로 반복돼
초·중·고 역시 개학연기로 예방접종률이 크게 감소했다. 집단생활을 하는 연령인 만큼 예방접종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홍역 ▲풍진 ▲백일해 ▲폴리오 등 감염병 위험이 있다.
특히 2군 법정감염병인 백일해를 조심해야한다. 백일해는 1950~80년대 예방백신이 도입되면서 국내 발병률이 크게 감소했지만 2012년 230명, 2015년 205명, 2017년 318명, 2018년 980명이 감염되면서 2~3년마다 유행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영유아와 초등학교입학 시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을 예방하는 DTap 백신을, 중학교입학 시 Tdap 접종 완료를 권고하고 있다.,
홍역 역시 주의해야할 감염병이다. 홍역은 2014년 WHO로부터 ‘퇴치인증’을 받았지만 국내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안양, 안산 등 12개 지역에서 105건, 해외유입 등 개별사례 89건이 확인돼 총 194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최근 5년간 연간 발병건수보다 28배 높은 수치다.
대한예방의학회 감신 이사장(경북대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은 “코로나19로 최근 병원가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예방접종률이 급감해 홍역, 백일해 등 감염병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의료기관이 예방접종자의 안전에 신경 쓰는 만큼 미루지 말고 제때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2020.05.28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