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기획특집]세계 간염의 날 - 간염치료, 어디까지 왔나
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간염의 날’입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이례적으로 A형간염이 대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간염에 대한 관심이 그나마 높아졌지만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사실도 많습니다. 세계간염의 날을 맞아 급성·만성간염의 차이부터 A·B·C형간염의 치료현황까지 간염의 모든 것을 낱낱이 알려드립니다. <편집자 주>
간염바이러스는 발견된 순서대로 A·B·C·D·E·G 등으로 구분되는데 국내에서 발견되고 있는 간염바이러스는 대부분 A·B·C형이다.
■급성간염 VS 만성간염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6개월 이내에 사라지면 ‘급성’, 6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으로 분류한다. 급성간염은 외부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식욕부진, 구토, 피로감 등을 시작으로 얼굴과 눈에 황달현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만성화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간염은 외부바이러스 외에도 모자감염, 즉 태어날 때 엄마로부터 전염돼 나타날 수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준용 교수는 “태아의 체내는 간염세포를 처음부터 바이러스로 인식하지는 않지만 성인이 됐을 때 그간 유지됐던 면역력의 균형이 깨지면 간염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A형간염...치료제 X, 앓으면 평생면역
올해는 유독 A형간염의 기세가 강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결과 올 상반기에 신고된 A형간염환자는 8474명(2019.1.1~6.30)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5배 증가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환자의 60% 이상이 20·30대라는 점이다.
A형간염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돼 위생환경이 나빴던 과거에 많이 발생했다. 따라서 이 시기에 태어난 세대들은 대부분 A형간염에 대한 면역력을 획득했지만 비교적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현 2030세대는 A형간염항체가 없어 감염에 취약했던 것.
환자·치료제 최다 B형간염
완치 불가능 관리에 포커스
A형간염은 앓고나면 면역
A형간염은 집단감염위험이 높고 특별한 치료제도 없다. 하지만 다른 간염과 달리 만성으로 악화되지 않고 한 번 앓으면 평생 면역을 획득,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이서현 교수는 “예방백신접종 시 A형간염에 걸려도 증상이 약하게 나타난다”며 “특히 감염에 취약한 40대 미만은 반드시 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2015년 5월부터 A형간염예방접종을 국가예방접종으로 포함시켰다. 6개월 간격으로 2번 접종하는데 1회 접종으로 95%, 2회 접종으로 100% 항체를 생성할 수 있다.
■B형간염...치료제 多, 꾸준히 복용해야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간염 중 B형간염환자가 2억400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도 마찬가지.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B형간염환자가 3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치료제도 가장 많이 개발됐다. 단 B형간염치료는 완치가 아닌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박준용 교수는 “B형간염바이러스는 세포질뿐 아니라 핵까지 침투하는데 현재 B형간염치료제로는 핵 안에 있는 바이러스까지 제거할 수 없다”며 “따라서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차원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B형간염은 A형간염과 달리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다행히 예방백신이 있어 B형간염항체가 없는 어린이와 성인 모두 총 3회만 접종(0, 1, 6개월)하면 된다. 3회 접종완료 시 항체생성률은 95% 정도다. 또 B형간염은 모자감염이 가능해 만일 산모가 만성B형간염 보유자라면 출산 후 12시간 내에 아기에게 B형간염백신을 접종해야한다.
■C형간염...예방백신 無, 약으로 완치가능
C형간염은 간암의 주요원인으로 꼽히지만 유일하게 예방백신이 없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강원석 교수는 “C형간염은 바이러스를 둘러싼 단백질형태가 계속 변화해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개발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히 C형간염은 2015년 C형간염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경구용약제가 출시되면서 완치 가능해졌다. 하지만 최신치료법에 대해 모르는 환자들이 많고 C형간염은 현재 국가검진항목에도 빠져 있어 치료율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전문가들은 C형간염검사를 최소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만40세·만66세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건강검진)에라도 포함시켜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C형간염은 완치 후에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감염경로가 워낙 다양해 언제 어디서 재감염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강원석 교수는 “특히 간경변 등 간 손상 동반환자는 완치됐어도 간암발생위험이 높아 꼭 6개월마다 간암 검진을 받아야한다”고 당부했다.
2019.07.25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이원국 기자
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세계간염의 날’입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이례적으로 A형간염이 대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간염에 대한 관심이 그나마 높아졌지만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사실도 많습니다. 세계간염의 날을 맞아 급성·만성간염의 차이부터 A·B·C형간염의 치료현황까지 간염의 모든 것을 낱낱이 알려드립니다. <편집자 주>
간염바이러스는 발견된 순서대로 A·B·C·D·E·G 등으로 구분되는데 국내에서 발견되고 있는 간염바이러스는 대부분 A·B·C형이다.
■급성간염 VS 만성간염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6개월 이내에 사라지면 ‘급성’, 6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으로 분류한다. 급성간염은 외부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식욕부진, 구토, 피로감 등을 시작으로 얼굴과 눈에 황달현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만성화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간염은 외부바이러스 외에도 모자감염, 즉 태어날 때 엄마로부터 전염돼 나타날 수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준용 교수는 “태아의 체내는 간염세포를 처음부터 바이러스로 인식하지는 않지만 성인이 됐을 때 그간 유지됐던 면역력의 균형이 깨지면 간염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A형간염...치료제 X, 앓으면 평생면역
올해는 유독 A형간염의 기세가 강했다. 질병관리본부 통계결과 올 상반기에 신고된 A형간염환자는 8474명(2019.1.1~6.30)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5배 증가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환자의 60% 이상이 20·30대라는 점이다.
A형간염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돼 위생환경이 나빴던 과거에 많이 발생했다. 따라서 이 시기에 태어난 세대들은 대부분 A형간염에 대한 면역력을 획득했지만 비교적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현 2030세대는 A형간염항체가 없어 감염에 취약했던 것.
환자·치료제 최다 B형간염
완치 불가능 관리에 포커스
A형간염은 앓고나면 면역
A형간염은 집단감염위험이 높고 특별한 치료제도 없다. 하지만 다른 간염과 달리 만성으로 악화되지 않고 한 번 앓으면 평생 면역을 획득,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이서현 교수는 “예방백신접종 시 A형간염에 걸려도 증상이 약하게 나타난다”며 “특히 감염에 취약한 40대 미만은 반드시 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2015년 5월부터 A형간염예방접종을 국가예방접종으로 포함시켰다. 6개월 간격으로 2번 접종하는데 1회 접종으로 95%, 2회 접종으로 100% 항체를 생성할 수 있다.
■B형간염...치료제 多, 꾸준히 복용해야
세계보건기구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간염 중 B형간염환자가 2억400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도 마찬가지.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B형간염환자가 3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가 많다 보니 자연스레 치료제도 가장 많이 개발됐다. 단 B형간염치료는 완치가 아닌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박준용 교수는 “B형간염바이러스는 세포질뿐 아니라 핵까지 침투하는데 현재 B형간염치료제로는 핵 안에 있는 바이러스까지 제거할 수 없다”며 “따라서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차원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B형간염은 A형간염과 달리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다행히 예방백신이 있어 B형간염항체가 없는 어린이와 성인 모두 총 3회만 접종(0, 1, 6개월)하면 된다. 3회 접종완료 시 항체생성률은 95% 정도다. 또 B형간염은 모자감염이 가능해 만일 산모가 만성B형간염 보유자라면 출산 후 12시간 내에 아기에게 B형간염백신을 접종해야한다.
■C형간염...예방백신 無, 약으로 완치가능
C형간염은 간암의 주요원인으로 꼽히지만 유일하게 예방백신이 없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강원석 교수는 “C형간염은 바이러스를 둘러싼 단백질형태가 계속 변화해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개발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히 C형간염은 2015년 C형간염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경구용약제가 출시되면서 완치 가능해졌다. 하지만 최신치료법에 대해 모르는 환자들이 많고 C형간염은 현재 국가검진항목에도 빠져 있어 치료율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전문가들은 C형간염검사를 최소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만40세·만66세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건강검진)에라도 포함시켜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C형간염은 완치 후에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감염경로가 워낙 다양해 언제 어디서 재감염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강원석 교수는 “특히 간경변 등 간 손상 동반환자는 완치됐어도 간암발생위험이 높아 꼭 6개월마다 간암 검진을 받아야한다”고 당부했다.
2019.07.25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이원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