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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뚝' 떨어지면 혈압은 '쑥'오른다.. 겨울철 혈관 비상

2015-11-11    11:36

본문

기온 ‘뚝’ 떨어지면 혈압은 ‘쑥’ 오른다... 겨울철 혈관 비상

 

혈압의 敵 추위

 

기온 1도 내려가면 수축기혈압 1.3 올라

추위 탓에 교감신경 활성화... 혈관 수축

겨울 심뇌혈관 사망자, 여름보다 24% 많아

 

고혈압 환자인 김모(69·분당구)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새벽 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집 주변 공원을 한 시간씩 달렸다. 운동이 혈압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날씨가 급격히 추워진 지난해 11월 말 여느 때처럼 새벽 운동을 나갔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낮은 기온 탓에 혈압이 급격히 상승, 뇌혈관이 터진 게 원인이었다. 김씨는 바로 수술을 받았지만 2주 뒤 사망했다.

‘혈압을 높이는 주범’을 말하라면 많은 사람들이 먼저 떠올리는 것이 나트륨 섭취, 흡연, 스트레스다. 하지만 낮은 기온(氣溫)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혈압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해억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낮은 기온이 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새벽운동을 하다가, 가을 · 겨울철 무리한 산행을 하다 급사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낮은 기온으로 인한 혈압 상승이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낮은 기온은 혈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기온이 1도만 떨어져도 수축기혈압(심장이 수축했을 때 혈압)이 1.3mmHg, 이완기혈압(심장이 이완했을 때 혈압)이 0.6mmHg 올라간다. 서울의료원 순환기내과 원경헌 과장은 “고혈압 환자는 물론 평소 120㎜Hg 미만의 정상 혈압을 유지하던 사람도 낮은 기온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압이 200㎜Hg 이상으로 급증, 생명을 위협하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인 고혈압 합병증인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수는 여름철인 6~8월(1만 2499명)보다 날이 추워지는 9~11월(1만 3829명), 12~2월(1만 5557명)에 각각 10%, 24% 더 많았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압이 높아지고, 심뇌혈관질환까지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원경헌 과장은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10도 이상 차이 나는 바깥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며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다”며 “결국 혈관 속 통로가 좁아져 혈압이 급격히 오른다”고 말했다. 혈압이 갑자기 오르면 약했던 혈관이 터져 뇌출혈 등이 생긴다. 혈관 내피가 찢어져 그 안에 뭉쳐있던 찌꺼기(피떡)가 혈액으로 흘러나올 수도 있는데, 이것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된다.

낮은 기온에 대비해 혈압 관리만 잘해도 가을과 겨우럴 중장년 · 노인층의 사망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진주 교수는 “몸이 갑작스럽게 차가운 외부 공기에 노출되지 않게 하고, 고혈압 환자는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등 혈압을 낮추는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헬스조선 2015.11.11 이해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