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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 틈타 비집고 들어오는, 지겨운 냉방병

2015-08-0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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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 틈타 비집고 들어오는, 지겨운 냉방병

 

- 어깨 · 무릎 덮는 옷 입고 딱딱한 바닥 피해야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와 특보가 발표되면서 장맛비 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과도한 실내 냉방이 이뤄지면서 실내외 온도차로 인한 냉방병 환자가 속출될 것으로 보인다.

흔히 냉방병이라고 하면 두통이나 피로를 떠올리게 되는데, 어깨나 무릎, 허리 등 관절척추에도 냉방병이 찾아 올 수 있다. 과도한 냉방으로 근육이나 인대가 경직되면 뻐근하거나 욱신한 통증이 생긴다. 특히 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와 같은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관절척추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부가 찬바람에 직접 닿는 것을 피해야 한다. 염증으로 아픈 부위는 온찜질을 해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관절 경직을 막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데 효과적이다.

 

▶ 무릎 관절염 · 오십견 · 허리디스크 환자, 에어컨 찬바람에 통증 악화 = 대표적인 냉방병은 물리적 환경 변화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종의 적응장애다.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요즘 날씨에는 실내 온도를 20도 정도로 낮게 유지하는 곳에서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실내 외 온도차가 10도 이상 나는 환경에 오래 있으면 자율신경계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이로 인해 두통이나 한기, 피로, 어지러움,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에어컨 속 균에 의한 레지오넬라증이나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이 피부에 닿아서 생기는 알레르기도 냉방병에 포함된다.

특히 과도한 냉방은 관절척추 통증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차가운 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거나 체온이 떨어지면 관절과 뼈 주변 조직이 경직되고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중 장년층은 쉽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비 오는 날이나 마른 장마 때는 기압이 낮아 이런 통증에 더 민감해진다.

강북힘찬병원 권혁남 소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에어컨 찬바람은 관절 주위 근육을 뻣뻣하게 만들고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관절액을 굳게 한다.”며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아 관절염 환자의 염증과 부종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오십견과 같은 어깨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도 냉방병을 겪을 수 있다.

목과 어깨는 다른 부위에 비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목이나 어깨가 드러나는 얇은 옷을 입고 냉방이 과도한 실내에 오래 머무르면 목과 어깨 근육이 경직되면서 뻐근한 통증이 생긴다.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이 쪼르가들고 염증이 생긴 오십견은 가뜩이나 통증 때문에 어깨를 움직이기 힘든데, 냉방병까지 겹치면 어깨 통증이 더 심해지고 관절 운동 범위가 줄어든다.

앉은 자세로 PC를 다루고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사무직 종사자도 어깨 냉방병에 특히 취약하다.

차가운 바닥에서 잔 뒤 허리 통증이 생기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대자리나 마루바닥 등 차가운 곳에서 잠을 청하는 날이 많다. 딱딱한 바닥에서 일어나고 눕는 동작은 허리에 충격을 주고 누웠을 때 처추의 S자 곡선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바닥의 냉기 역시 허리 근육과 인대를 굳게 하고 디스크로 가는 혈액 공급을 방해한다. 허리가 경직된 상태에서는 기침이나 허리를 숙이는 것과 같은 사소한 동작으로도 디스크가 파열, 허리디스크가 유발될 수 있다.

 

▶ 찬바닥에 앉을 때는 방석 깔고, 이부자리는 2~3cm 두께로 푹신하게 = 여름철 관절척추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실내온도는 26~28도를 유지하고 외부와의 온도 차는 5도 이내로 조절한다.

옷은 민소매보다는 어깨를 덮는 반소매를 입는다. 무릎 관절염이 있다면 바지는 무릎을 덮는 길이가 좋다. 여름철 습도는 70~80%인데, 에어컨이나 제습기 등을 이용해 실내습도를 50~60%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1시간 마다 환기를 시키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온도 조절을 하기 어려운 사무실이나 공공장소에서 얇은 겉옷이나 담요로 찬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을 막는다. 찬 바닥에 앉을 때는 방석을 깔고 앉고 잠자리에는 2~3cm 이상 두께의 이불이나 매트리스를 깔아 바닥을 푹신하게 해야 한다.

틈날 때마다 전신 스트레칭을 해주면 근육과 관절이 이완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야외에서 산책을 하면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읻. 찬 곳에 있다 귀가한 날은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권 소장은 “찬바람을 쐰 뒤 관절이나 척추에 통증이 느껴질 경우 몸을 따뜻하게 하고 아픈 부위를 온찜질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질환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단순 냉방병으로 여기지 말고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헤럴드경제 2015.07.30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