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우리는 가족입니다! 영도참편한요양병원

건강상식

노인성 난청 "난청 방치하면 치매 걸려요"

2014-06-24    15:10

본문

노인성 난청 “난청 방치하면 치매 걸려요”

주부 Y(51) 씨. 오늘도 남편에게 한 소리 들었다. 퇴근하는 남편이 몇 번이고 누른 초인종 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다. "도대체 뭐 하느라고 문을 안 열어 주냐"며 남편은 화를 냈다. Y 씨는 억울했다. 정말 듣지 못했던 것이다. 다른 바쁜 일을 하느라 그랬다면 몰라도, 조용히 있었는 데도 그랬다. 그런데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유가 뭘까?
나중에 병원에서 Y 씨는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높은 음역의 소리를 잘 못 듣는 노인성 난청이라 했다. 아직 그렇게 늙지는 않았는데 싶지만 요즘 노인성 난청은 40~50대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정상인보다 치매발생률 4.9배
40대도 10명 중 1명꼴 생겨
청력 맞는 보청기 착용 바람직
비타민C 섭취하면 예방 도움

■ 젊다고 노인성 난청 안심 못해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청각을 유지하는 여러 세포들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노화로 인한 자연스런 현상인 셈이다. 그와는 달리 소음성 난청이라는 것도 있다. 시끄러운 작업장에서 일하거나 이어폰으로 음악 따위를 들을 때 주로 발생한다.
이 소음성 난청을 노인성 난청과 구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경계가 똑 부러지게 분명한 것은 아니다. 소음은 노인성 난청을 초래하는 가장 큰 환경적 요소 중에 하나다. 소음에 자주 노출될수록 노인성 난청이 더 빨리 야기된다. 그런데 온통 소음 투성이다. TV, 스맡폰, MP3, 자동차, 거리 광고음악…. 도시 자체가 소음 덩어리다.
그 밖에 노인성 난청은 흡연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육식과 인스턴트 음식을 주로 먹는 현대인들의 식습관 변화로 그런 만성질환은 비교적 젊은 40대에게도 흔한 질환이 돼버렸다.
그래서 요즘엔 40대 중반부터 노인성 난청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노인성 난청이라 해서 60대 이상에서만 보인다고 생각하면 잘못인 것이다. 학계에서는 40대에서는 10명 중 1명, 50대에서는 10명 중 3명 정도가 노인성 난청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방치하면 치매 초래할 수 있어
노인성 난청의 경우 높은 음을 담당하는 신경계 손상이 먼저 발생하기 때문에 고음역대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높은 음의 초인종이나 피아노 소리, 남자보다 여자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거나 하면 나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그런 고음역대이 소리는 흔치 않을 뿐만아니라, 난청은 양쪽 귀에서 비슷하게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잘 알아채지 못한다. 간혹 청력이 떨어졌다고 느껴도 나이가 들면 당연하다고 방치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노인성 난청은 한 번 발생하면 원 상태대로 회복되지 않는다,. 내버려 두면 점점 나빠질 뿐이다. 그런데 난청은 단지 청각의 문제, 즉 생활의 불편한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노인성 난청이 이미 진행이 되었는데도 이를 방치한다면 나중에 치매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노인성 난청과 치매 관계를 밝히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2년 동안 60세 이상 성인 639명을 대상으로 청력과 인지기능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난청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난청 정도에 따라 작게는 1.9배, 크게는 4.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이 심할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결과였다.

■ 생활습관 변화로 늦추도록 해야
노인성 난청은 피할 수 없는 노화의 현상 중 하나이지만 꾸준한 관리와 대처로 그 진행 속도를 충분히 늦출 수 있다. 장혁기이비인후과의원 장혁기 원장은 “시끄러운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곳에서 장시간 노출은 가급적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스트레스, 과로, 과음 등 잘못된 식습관들도 청력 손상을 앞당길 수 있으므로 적절한 조절과 자기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또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고 난청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청력 상태를 자주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이미 난청이 시작됐다면 정확한 검사와 전문의의 올바른 처방을 통해 청력에 맞는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식습관과 관련해 최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강주완 교수팀이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미국임상영양학회 학술지에 발표했다.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면 노인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50~80세의 남․여 1천 910명의 비타민 섭췰ㅇ과 청력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타민C 섭취가 많을수록 청력이 좋게 나타났으며, 특히 사람간의 대화에 주로 사용되는 2천~3천Hz 사이의 음역에서 이러한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우리나라 노인의 경우 남성은 약 47.5%, 여성은 38.4%만 권장량 이상의 비타민C를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성인 남녀의 비타민C 평균 필요량은 하루 75mg, 권장섭취량은 하루 100mg이다. 참고로, 귤 100g 속에는 30mg, 딸기 100g 속에는 52mg의 비타민C가 들어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노인성 난청은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법인 제시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적절한 비타민C의 섭취와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노인에게 청력의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면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부산일보 2014.06.23 임광명 기자